부산일보 이호진 기자의 2019년 5월 23일 기사를 인용하여 게제합니다. 직전 위원장까지 전임 여럿이 구속과 기소를 반복한 자리에 오른 젊은 위원장의 표정은 무겁지만 단호했다. 지난 20일 부산항운노조 제17대 위원장에 당선된 역대 최연소 이윤태(47) 위원장을 만나, 뿌리 깊은 비리 고리를 이번엔 끊어낼 수 있을지 확인해 봤다. 부산항운노조는 항만 현장에 노무 인력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인력공급회사’이자, 부산지역 항만노동자들의 유일 ‘노동조합’이라는 이중성을 띄고 있다. 비리의 근원은 기업과 노조 모든 측면에서의 ‘독점’이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었다. 이 위원장은 기득권을 행사하는 조합 상층부 임원부터 대폭 줄이고, 인력 공급 측면에서의 독점도 확실히 내려 놓겠다고 밝혔다. 정년 연장·인사 등 각종 기득권 현재 60여 명인 조합 임원 임기 내 10명 선으로 줄일 계획 인력공급 측면 독점 해소 위해 수급관리위 신규 인력 추천권 포기 시민에 문호 개방해 공정 채용 뇌물상납 주모한 트랙터 기사들 항만물류협회가 직접 관리토록 “현재 조합 임원이 60여 명입니다. 임원이 되면 정년을 연장할 수 있고 다른 조합원 인사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죠. 이번 달 안에 18명을 줄이고, 임기 중 규약의 임원 범위를 줄여 10명 선으로 감축할 예정입니다. 내부 반발도 있겠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항운노조 존립마저 위태롭다는 것을 설득하려고 합니다.” 오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이 위원장과 함께 일할 집행부가 새로 꾸려진다. 지역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바꿔 내는 것은 조합원을 동원한 자정결의대회 같은 이벤트가 아니라 집행부 기득권부터 내려놓는 것이어야 한다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이런 개혁 때문에 다음 선거에서 조합원들이 자신을 재신임하지 않는 한이 있어도 할 일은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2015년 9월, 노무 독점 공급 해소라며 박수 받았던 항만인력수급관리위원회도 따져보니 채용 추천권을 항운노조가 행사해 취지가 무색했다. 대책이 있을까? “전환 배치는 조합원 고용 안정을 책임지는 노조로서의 역할이 있어 추천을 하겠지만, 신규 채용은 문호를 열려고 합니다. 시민 누구나 항만 현장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을 수급위가 심사해 공정하게 채용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비자금 조성과 뇌물 상납의 주모자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인력 공급업체 Y·M사 소속 야드 트랙터 기사들은 터미널 운영사들과의 계약 만료 이후 항만물류협회 산하에 직속으로 두고 관리하도록 요청할 생각이라고 이 위원장은 밝혔다. “제가 부위원장 때 터미널 운영사, 부산해양수산청 등과 의논해 터미널 운영사들이 기사들을 직속 공용 부문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어느새 용역업체가 생겨 임금 5%를 관리비로 떼갔더라고요. 항운노조가 이 때 제지했어야 하는데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이 큽니다.” 항운노조가 썩었다 비난도 하지만, 이 중요한 축이 제대로 서야 부산항도 안정될 터, 외부 비판과 내부 각성을 출발점 삼아 끈기 있게 개혁해 나가기를 항만업계는 기다리고 있다. 이 위원장은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나 금성고, 경남전문대(현 경남정보대)를 졸업하고 1994년 항운노조에 들어갔다.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일하다 항업지부(화물고박 업무)로 옮겼고, 총무기획부장과 상임 부위원장을 거쳤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52219161600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