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신항 웅동배후단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부산항만공사(BPA)의 우선협상대상자자 자격이 취소(부산일보 지난 5일 자 11면 보도)되면서 해양수산부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심사 정당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차순위 협상자를 선정하기에는 부담이 따르고 재공모를 할 경우 차순위 협상자의 반발에 부딪힐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해수부의 어설픈 행정이 빚은 자업자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제5행정부(박양준 부장판사)의 지난 4일 ‘부산항 신항 웅동지구 2단계 1종 항만 배후단지 개발사업’ 우선협상자 선정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BPA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취소했다.
법원, 심사 과정에 ‘위법’ 판결
재공모 땐 ‘차순위’ 소송 가능성
차순위 선정 땐 문제점 인정 꼴
2022년 사업 준공 목표 빨간불
재판부는 심사에 참여한 A 교수의 자격 적절성 여부에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과 직간접적 관련이 있는 용역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A 교수가 참여한 항만배후단지 용역은 별도 사업이긴하나 동일한 목표연도, 하나의 종합계획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두 사업 부지를 구분하는 경계 등이 존재하지 않아 A 교수 용역이 이번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냈다.
또한 A 교수는 심사 평가 7개 항목 모두 태영컨소시엄보다 BPA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다른 심사위원들의 경우 BPA에 높은 점수를 준 항목은 최대 4개뿐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심사위원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재판부가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 웅동지구 2단계는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해수부는 내부적으로 재공모 또는 차순위 협상대상자 선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가지 선택지 모두 해수부에게는 부담이 크다.
재공모를 할 경우 태영 입장에서는 추가 소송 등을 통해 차순위 협상 대상자 자격을 지키려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차순위 대상자인 태영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할 경우 심사 과정 자체가 정당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차순위 승계가 적절한 지 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사업자 선정 과정이 표류하면서 2022년 준공목표였던 배후단지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일정을 지키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해수부가 진행한 민자사업 공모, BPA가 참여하는 해수부 사업 자체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해수부가 주도해 민간사업자 공모, BPA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에도 선정 과정이 공정했느냐는 꼬리표가 붙을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이번 기회에라 해양수산부는 각종 항만 개발 사업 등에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사업자 공모 과정, 심사 구조를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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