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21일 부산일보를 인용하여 게재합니다.
부산항에서 추진 중인 블록체인 기반 물류 포털 시스템이 항만 디지털화 우수 사례로 꼽혔다.
부산항만공사는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항만협회(IAPH)가 협업해 발간한 ‘항만 디지털화 우수사례 보고서’에 부산항의 사례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포함됐다고 21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항만의 디지털화를 통한 코로나19 극복 사례를 담았다. 부산항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지난해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0.8% 감소하는 데 그쳐 팬데믹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체인포탈(Chain Portal)’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블록체인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 관리하지 않고 개개인의 서버가 모여 네트워크를 유지한다. 부산항에서도 이해 관계자가 일일이 중앙집중 서버에 접속해서 데이터를 올리고 내려받을 필요 없이 각자 서버에 데이터를 올리면 보안성을 유지하며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체인포탈을 운영한다. 박경철 부산항만공사 정보융합부 실장은 “예전에는 운송사가 차량 배차 계획을 세울 때 각각의 터미널 홈페이지에 별도로 접속해 정보를 확인해야만 했다”며 “지금은 체인포탈을 통해 신항과 북항의 모든 터미널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의 혼잡도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체인포털' 화면 캡처. 부산항만공사 제공 블록체인 기술을 부산항의 물류 시스템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해양수산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8억 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해 초창기 블록체인 기술의 항만물류 적용 가능성을 검토했다. 부산항의 3개 터미널, 1개 운송사가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이어 부산항만공사가 2019년부터 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부산항 신항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2022년 5월까지는 11억 원의 예산을 들여 고도화 작업을 벌인다. 해수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이 같은 체인포탈 구축 사업을 향후 전국 항만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체인포탈은 △환적화물의 부두 간 운송(ITT) 시스템 △터미널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빅데이터 등으로 구성된 부산항의 3세대 ‘항만 커뮤니티 시스템(PCS)’이다. PCS는 항만 내 이해관계자 간 데이터 교환을 통해 항만 관리·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정보 교환 플랫폼이다. 부산항의 기존 PSC는 정확한 실시간 데이터의 공유가 제대로 안 돼 여러 비효율이 발생했다. 터미널 내 특정시간 대에 컨테이너 반출입 차량이 집중되는 혼잡 현상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체인포탈 구축을 통해 이런 문제를 보완해 가고 있다. 선사는 실시간 컨테이너 정보를 파악해 수송 문제에 즉시 대처할 수 있다. 터미널 운영사는 컨테이너 반출입 예정 정보를 활용해 효율적인 인력, 야드 운영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불필요한 작업 최소화로 항만 배기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운송사는 터미널 통합 정보 조회 서비스를 통해 배차를 위한 각종 정보 수집 업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트럭 기사 입장에서도 기존에 터미널 운영사별로 존재하던 운송정보 모바일 플랫폼을 하나로 통합해 차량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지난해 체인포탈 사이트의 조회 수가 약 17만 건에 이르고, 신항의 경우 블록체인 기반 ITT 내부 운송 시스템도 구축했다”며 “이 같은 사례가 블록체인에 기반한 현실 기술 중에서 가장 실용적인 방안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 신항에 이어 북항에도 다음 달부터 블록체인 기반 ITT 내부 운송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는 전체 화물에 대한 차량 반출입 예약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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