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되는 수산물을 크기, 품질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부녀반'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혼 이주 여성'을 적극 채용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부산공동어시장은 19일 "올 4월부터 '위판장 부녀반 외국인 근로자 공급방안'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했으며 최근 결과가 나와 이달 말 부산항운노조를 방문해 이를 공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부산공동어시장은 부산항운노조 측과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이 이 같은 용역을 진행한 이유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어서다. 소위 3D 직업으로 분류되는 부녀반은 고령화는 물론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2019년까지는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노동자 고용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2020년 초 부산지방노동청에서 부산항운노조가 갖는 '국내근로자공급사업권'으로는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부산공동어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권한 밖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전체 40%에 달하는 500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의 투입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내국인들은 어시장의 일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이다.
현재 인력으로는 6만 상자 정도가 지체없이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는 양의 한계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10만 상자가 넘어갈 경우 부산공동어시장 차원에서 위판 자체가 진행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9월부터 시작되는 고등어 성어기에는 10만 상자를 넘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인력을 공급하자'와 같은 안도 나왔지만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 구조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 등과 맞물려 여전히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공동어시장이 용역을 진행했고, 결국 법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결혼 이주 여성이 주목받게 된 셈이다.
부산지역 결혼 이주 여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2930명이었던 결혼 이주 여성은 2016년 4907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5000여 명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부산공동어시장이 위치해 인력 투입이 용이한 서구의 경우도 매년 150명 가까이 늘고 있다. 용역 보고서에서도 '이들은 외국인이 적용받는 고용허가제의 적용받지 않고 내국인에 준하여 근로 제공을 할 수 있어 현재 법의 내용을 충족하면서도 어시장의 부족한 노동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부산공동어시장 박극제 대표는 "결혼 이주 여성 가운데는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부산 지역 지자체들과 연계해 일자리를 원하는 결혼 이주 여성과 부산공동어시장의 인력 수요를 연결한다면 성어기마다 반복되는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